<차가운 물>
인간이 겪는 죽음의 과정과 부조리 속에서 드러나는 갈등들은 이성과 합리적 사고를 벗어나 기이하고 일그러진 감정의 형태로 발산된다. 인간 본성에 대한 의문과 개인적 감정들에 대해 되짚고 질문하며, 이를 두 인물 조각과 연필 그림들로 표현하였다.
서로를 마주보는 두 인물로 이루어진 <차가운 물>은 한 쪽 인물 위에 달린 족자 속의 폭포 이미지 외엔 물이 연상 되거나 제목에 부합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이것이 차가운 물인 것은 차가운 물이 필요한 그 상태에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수직으로 떨어지는 흰 천, 작은 폭포사진 족자, 무릎을 꿇은 인물에게 새겨진 그로테스크한 문신이 (머리를 잃은, 이성의 상태를 벗어났으나 심적 고통은 내재 된 것이기에 문신으로밖에 드러나지 않는 정적인 인물) 그의 비애감을 나타낸다. 이러한 정적인 인물 표현은 부조리 속에 무력해진 존재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하나의 인물이지만 다른 식으로 조합되어 만들어진 얼굴들이 이들 사이에 있다. 낡은 의자 위에 놓인 얼굴은 머리 없는 몸들을 대신해 관람자와 눈을 맞추고 자신의 상태를 전달한다.
인물들의 몸 그리고 벽면에 걸린 드로잉은 중국의 불교 아미타 정토회의 웹사이트에서 지옥도를 보고 차용하여 펜 드로잉 한 것이다. 그림의 하단에 인쇄된 의미가 모호한 글자들은 중국어를 구글번역기로 번역한것으로 의미 있어보이지만 연결 되지않는 분절된 언어들을 통해 인간 지옥을 해석하고자 하였다.